나는 40대 중반이고, 정말로 밤 늦게까지 깨어 있는 ’야행성’이야. 하루 종일 바쁘게 지낸 뒤엔 침대에서 책 읽는 게 가장 편안한 리듬이야. 반면 아내는 40대 후반인데, 아주 민감한 수면 습관을 가지고 있어. 완전한 어둠 없이는 잠들 수가 없거든. 요즘은 아내가 잠들고 난 뒤에도 내가 한 시간 정도 더 깨어 있어서 책을 읽고 있어. 하지만 방 전체를 밝히진 않아. 책만 비추는 클립형 책등을 사서, 페이지만 살짝 비추는 식으로 쓰고 있어. 그리고 몸을 돌려서 내 쪽이 아내 쪽을 향하지 않도록 해서, 그 빛이 그녀 쪽으로 스며들지 않게 최선을 다하고 있어.
그런데 어제 밤, 아내가 갑자기 깨서 정말 화를 냈어. ’조그만 조명 하나마저 내 수면 리듬을 깨뜨리고, 깨어 있게 만든다’고 말하더라고. 아무리 작아도, 그 약간의 주변광이 충분히 방해된다고. 그래서 지금은 침대에서 책 읽는 걸 전부 멈추고, 거실에서 읽으라고 해. 그런데 거실 소파는 정말 불편해. 내겐 따뜻하고 편안한 자기 전 루틴이 너무 중요한데, 그걸 포기해야 한다는 게 참 미안하고 억울해. 나한테는 작은 책등 하나가 공동 침실에서 서로의 생활을 조율하는 합리적인 타협처럼 느껴져. 하지만 사실은 아내의 수면이 실제로 손상되고 있고, 그녀는 내가 책 읽는 걸 위해 그녀의 휴식을 무시하는 게 엄청난 이기심이라고 생각해. 그래도, 나는 여전히 침대에서 작은 빛을 켜고 책을 읽고 싶어. 이건 정말 내가 잘못한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