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7세 남자이고, 결혼해서 부모님 집에서 떠났어요. 어릴 적부터 가족 모임이 있을 때는 누구나 하루 종일 일손을 보는 게 당연시됐죠. 청소도 하고, 장식도 하고, 헤어지기 전까지 정리도 다 해야 했어요. 내가 그 집에 살았던 탓에 그런 건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별 생각 없이 따라했죠. 그런데 지금은 달라졌어요. 사실 나와 가족 사이에 이런 부분에 대한 기대치 차이가 생겼다는 걸 최근에 알게 됐어요.
지난 주일, 조카의 생일 파티가 있었어요. 토요일엔 30분 정도 운전해서 조카를 데리러 갔고, 그날 하루 종일 함께 시간을 보내서요. 빌드-애-베어 체험, 점심 식사, 아이스크림까지 다 같이 즐겼죠. 우리 부부는 저녁까지 조카를 돌보아 줄 수 있다고 제안했어요. 그래야 다른 가족들이 파티 준비를 더 잘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어머니가 ‘8시까지 코트지로 오면 돼’라고 말씀하셨어요. 나는 ‘좋아, 데려다줄게’라고 대답했고, 그건 그냥 내려놓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우리 부부는 그 후에 아이스크림 한 번 먹고 집에 돌아올 계획이었어요. 다음 날 아침 6시에 교회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도착하자마자 상황이 바뀌더라고요. ‘오늘은 너희가 도와주면 한 시간밖에 안 돼’라는 말이 나오는 거예요. 나는 속상했어요. 아무도 우리가 도와야 한다고 미리 알려주지 않았거든요. 게다가 난 떠나기엔 좀 어색한 분위기가 느껴져서, 결국 참석해 버렸어요. 솔직히 말해서, 그때는 기분이 별로였죠. 감정적으로 좀 흐트러진 상태였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요일엔 파티 시작 1시간 30분 전에 도착해서 준비를 도왔고, 파티 전체를 함께하며 마무리 작업도 도왔어요. 다만 마지막 차량 적재 작업에는 참여하지 않고 먼저 떠났어요. 우리는 모두보다 일찍 떠났어요.
근데 이제 가족들이 ‘너는 더 이상 우리를 위해 나타나지 않는다’, ‘우리를 도와주는 게 너에게 부담처럼 느껴진다’고 말하기 시작했어요. 진짜 마음이 아팠어요. 우리는 일주일에 최소 한 번, 보통 1~2번씩 가족과 만나요. 대부분은 내가 차를 몰고 가는 거예요. 최근엔 언니의 음악 공연에 가서 부모님 집도 방문했고, 또 다른 금요일엔 단순히 쉬기 위해 와서 놀았어요. 조카 생일 저녁 식사, 아내 생일 저녁 식사도 다 갔고, 토요일 하루 종일 조카랑 보냈고, 이번 파티도 토요일과 일요일 양일간 도왔어요.
언니도 내게 이렇게 말했어요. ‘너는 정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일을 계속 해왔다. 네가 얼마나 많은 걸 해줬는지 알아야 해.’
나는 늘 가족을 생각하고, 꾸준히 참여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만큼의 노력이 ’의무’처럼 여겨지는 건, 솔직히 무척 아프네요. 나는 결혼해서 독립했지만, 가족과의 관계는 여전히 소중하니까요. 다만,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 바뀌었고, 그걸 인정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